일상속 고찰2019. 10. 4. 19:48

2019.10.03 많은 비를 내린 낸 태풍 '미탁'이 지나갔다.

 

어릴적엔 비가 많이 내리면 종이배를 접어 개울로 나갔다.

접은 종이배를 흐르는 물에 띄워보내고 멀어져가는 종이배를 바라보곤 했다.

 

많은 비로 개울물은 평소의 맑은 빛을 잃고 흙탕물이 된 채,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물속으로 빨아들일 듯 소용돌이 쳤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종이배는 유유히 떠서 잘 내려갔다.

어떻게 소용돌이 치는 험한 물쌀과, 개울 사이사이 풀들이 부딪치지 않고

흘러가는 것일까 싶었다.

 

어쩌면 그냥 가볍게 물살에 몸을 맡기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짐을 많이 실은 배는 방향을 틀기가 쉽지 않다.

암초가 있다해도 피해가지 못하고 부딪치기 쉽상이다.

 

하지만 가벼운 종이배는 어떤가...

험한 물쌀에도 유유히 떠가며, 장애물이 있어도 쉬이 피해간다.

장애물에 부딪치더라도 살짝 부딪치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 가던길을 계속 간다.

 

생각해보면 30대 초중반을 힘겹게 보낸것은 생각들을 너무 많이 실은것이 아닌가 싶다.

30대 후반에 들어서며, 생각을 비운 뒤부터는 걱정들이 사라졌다.

 

앞으로도 거친 물살을 유유히 헤쳐나가길 기대해 본다.

 

 

Posted by 이온의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