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04 지금은 다니진 않지만 대략20년간 성당을 다녔었다.
성당에서는 정기적으로 신부님께 죄를 고백하는 고해성사를 보는데,
거짓말을 했었다는 것은 고해성사 할 때 자주 나왔던 항목이었다.
고해성사 중 신부님께서 신자의 고백에 대해 언급을 하는 일은 흔치 않은데, 한번은 신부님께서 고해성사 도중
"거짓말을 왜 하냐? 거짓말은 의식적으로 하지 않을 수 있는것이니 하지말라" 고 꾸중을 하셨다.
악의적인 거짓말은 하는일은 없다보니 거짓말에 대해 무신경했던터라,
그 날 계기로 깊게 생각해 본 일이 있다.
악의가 없더라도, 심지어 선의의 거짓말 이더라도
사실대로 말하면 상대방이 오해하거나, 괜한 걱정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에
원활한 의사소통의 한 방법으로 거짓말을 해왔었다.
예를 들어 자취를 할 때 부모님께서 "밥은 잘 먹고 다니냐?" 라고 물었을때,
잘 못먹고 다녀도 "잘 먹고 다녀요."라고 말하곤 했다.
의례적인 말이기도 하고, 잘 못먹고 다닌다고 말하면 각종 염려를 불러 일으킬 테니 말이다.
하지만 이 상황을 깊이 생각해 보면,
'사실대로 말하면 상대방이 이해하지 못하겠지'라거나,
추가적인 설명을 해야하기에 스스로 귀찮게 생각되는
약간의 악의적 생각이 내재되어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된다.
어쩌면 그런식의 거짓말들은 소위 '영혼없는 답변'인 경우가 아닐까 싶다.
요즘에는 생각들을 명확히 전달하고 있다.
바빠서 못먹거나 식비를 아껴서 다른데 쓰느라 굶을 때도 있다고,
그래도 건강은 잘 챙기고 있으니 염려 놓으셔도 된다고 말이다.
거짓말 일화를 생각하면서 느낀 것은
내 삶의 철학 하나하나를 좀 더 명확히 갖춰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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